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개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자동차, 기차, 비행기 등의 교통수단으로 인한 사고, 홍수, 폭풍, 지진, 화산폭발과 같은 자연재해, 전쟁, 폭력, 범죄 등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발생할 때 겪는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경험은 개인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위안부들이 보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에서 군인들이 보인 장애,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후 생존한 사람들이 보인 장애가 보고되고 있다. 또한 탈북자들도 탈북하는 과정에서 겪은 끔찍한 경험들 때문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나타내는 경우도 보고되었다. 주요 증상으로는 악몽이나 강박적 생각, 외상에 관련된 상황을 피하려고 하거나 자율신경계의 과도한 활성화 등이 나타난다.
위협적이었던 사고에 대한 반복적 회상이나 악몽에 시달리는 등 외상 경험을 재경험하고 외상을 상기시키는 것들을 지속해서 회피하려고 하거나 그러한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하는 것에 대한 반응을 마비시키려 하며 지속해서 과민상태에 있다. 이런 상태와 함께 우울, 불안, 흥미 상실, 일상생활에 집중 곤란, 대인관계에서 무관심하거나 멍청한 태도를 보이면서 짜증, 놀람, 수면장애 등을 보인다. 해리나 공황발작, 착각, 환각, 기억과 주의력장애도 나타난다. 불안, 우울, 흥분, 폭발, 충동적 행동, 약물남용, 알코올남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유병률은 1~3%이다. 진단을 받지는 않았으나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까지 치면 5~15%에 이른다. 재난을 당한 사람 중에서는 5~75%가 이 장애를 보인다. 남자는 보통 전투 상황에서 경험하고 여성은 습격이나 강간을 통해서 나타난다.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나며 청년기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
증세는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후에 나타나고 그 기간은 1주~30년이다. 증상은 시간에 따라 유동적이며 스트레스가 있을 때 더 심해진다. 30%가 회복하며, 40%는 경한 증상, 20%는 중등도 증상, 10%는 증상이 변하지 않거나 악화한다. 급성 발병, 증상 기간이 6개월 이내로 짧을 때, 사회적 지지가 강할 때, 다른 정신과적, 내과적 장애가 없을 때는 예후가 좋다. 너무 어리거나 나이가 많은 경우, 과거에 정신과적 장애가 있는 경우 예후가 나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원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주된 원인은 스트레스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의 사회적 환경, 피해자의 성격 경향과 생물학적 취약성이다.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더 잘 발생하고 증상도 심하게 나타난다고 생각했으나 현재는 스트레스의 강도보다 개인이 그 스트레스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즉 환자의 주관적 반응 또는 의미 부여를 더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생존자가 많을수록 경험을 함께 공유하므로 서로 도움이 된다. 그러나 살아남았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있어서 치료에 어려움이 있기도 하다. 나이가 너무 어린 경우 스트레스를 받으면 대응하는 전략이 미숙하여 감정발달이 어려워지며, 나이가 많은 경우에는 대응 전략이 퇴행하여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어렵다. 어렸을 때 외상을 경험하거나, 경계형, 의존성, 반사회적 성격장애가 있거나 사회적 지지가 부적절할 때, 정신질환에 대한 유전적 취약성이 있을 때, 최근에 생활 변화로 스트레스가 있을 때, 외부에서 통제하는 존재가 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잘 일어난다. 이 환자들은 병이 나타나기 전부터 이미 스트레스에 대한 심장박동이 빠르거나 혈압이 상승하는 등 자율신경계 반응이 과도한 경우가 많다.
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외상을 겪었을 때 감정반응을 말로 표현하는 능력이 결핍되어 있다. 이런 것을 감정 표현 불능증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재난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감정표현 대신 정신 신체 증상을 경험한다. 스트레스나 외상이 소아기에 해결되지 못한 무의식적인 갈등을 다시 불러일으켜 퇴행이 일어나고 억압, 부인, 취소의 방어기제가 동원된다. 불안은 반복적으로 회상되고 극복되면서 서서히 감소한다. 환자에게 경제적 보상이나 동정과 같은 이점도 있어 증상이 지속되기도 쉽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진단
생명을 위협하는 분명한 외상 또는 스트레스를 경험한 후 따라오는 재경험, 회피 및 무감각, 과도한 경계심과 같은 정신증세가 1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진단할 수 있다. 외상 경험 후 4주 이내 증상이 나타나도 그 증상이 2일~4주간 지속해 DSM-IV에서는 급성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한다. 정신건강 전문가가 환자의 증상, 외상 경험, 생활의 변화를 면밀하게 평가하는 전문가 면담과 심리적 평가 도구를 사용하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치료
증세가 가벼운 경우 발병 초기에 적절한 약물, 단기 정신 치료를 실시하여 가능한 한 빨리 이전 생활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좋다. 전쟁 중에 발병한 경우 후방병원에 입원보다 전방 의무대에서 치료하고 복귀시키는 것이 좋다고 한다. 증세가 심한 경우 입원 치료하여 지지적 정신 치료, 사회복귀를 위한 재활치료를 시도해야 한다.
약물치료는 삼환계 항우울제가 좋다. 용량은 우울제 치료 때와 같으며 치료 기간은 최소 8주이다. 효과가 없을 시 최소 1년간 유지 치료한다. 환자가 강렬하고 갑작스러워 누르기 어려운 감정을 보이면 단기적으로만 항정신병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정신 사회적 치료는 외상 후 단기간 시행한다. 교육, 대응 전략의 발전, 사건 받아들이기, 안도를 제공하며 환자가 재난을 부인하려는 충동을 극복하게 해주고 안심시키고, 이완하도록 도와준다. 친구나 가족, 지역사회, 정부가 주변에서 도와야 한다. 수면제를 사용해서라도 잠을 자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단치료, 가족치료도 도움이 된다. 상상 기법을 사용하거나 실제 노출하는 행동치료, 스트레스 대응에 대한 인지치료, 최면술도 사용된다. 증상이 심하거나 자살, 폭력의 위험이 있으면 입원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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